그래도 네가 좋다

2020. 9. 12. 15:10

나는 네가 웃을 때가 좋다.

나는 네가 말을 할 때가 좋다.

나는 네가 말을 하지 않아도 좋다.

뾰로통한 네 얼굴, 무덤덤한 표정,

때로는 매정한 말씨,

그래도 좋다.



- 나태주의《꽃을 보듯 너를 본다》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아내의 비밀 서랍

2020. 9. 11. 09:11

늘 함께 있고,

모든 것을 함께한다고 해서

반드시 많은 것을 공유하는 것이 아님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남편과 나는 결혼 전에

아주 오랜 기간 서로를 알아왔다. 함께 하는 것과

별개로, 각자만의 비밀 서랍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곳을 열어서 꺼내 보일 수 있는 보물 같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은 참 소중하다. 이 사실만으로 지금까지

우리는 서로의 은하수 안에서

별로 빛날 수 있었다.



- 주형원의《사하라를 걷다》 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을 할 때

2020. 9. 10. 09:06

스승이 말한다.

'바람이 온다. 소리에 집중하라.

저 소리의 감정과 변화를 느껴라.

소리가 화를 낼 때, 소리가 사랑할 때,

그 소리의 모든 변화를 감지해라. 바람이

우리 얼굴을 핥고 지나갈 때 무슨 소리가 들리는가?

봄이건 가을이건 바람이 불면 가던 길을 멈추고 서야 한다.

그리고 불어오는 바람의 일정한 리듬을 느껴야 한다.

바람에 나부끼는 나뭇잎을 바라보아야 한다.

나뭇잎이 들려주는 소리와 냄새를

알아차려야 한다.'



- 심혁주의《소리와 그 소리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춤과 요가, 그리고 명상

2020. 9. 9. 08:24

춤과 요가,

그리고 명상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효과적입니다. 그것은 몸의 움직임을

자각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몸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기에 몸을 자각하고 좋은 움직임이 만들어지면 이는

정신적인 변화로 이어집니다. 대체로 이러한 움직임은

땀을 흠뻑 흘리게 하는 고강도 운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심박수와 호흡이 비교적 안정된 저강도

운동입니다. 이러한 운동은 몸 수련이자

동시에 마음 수련이 됩니다.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줍니다.



- 문요한의《이제 몸을 챙깁니다》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네가 태어났을 때 너는 울었지만...

2020. 9. 8. 09:13

인디언 부족의

속담 중에 이런 것이 있어요.

'네가 태어났을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다. 그리고,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겠지만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 제임스 C. 헌터의《서번트 리더십》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길을 잃어도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2020. 9. 7. 08:16

낯선 아침,

언제나 새로운 길이 펼쳐졌습니다.

들숨이 막히고 날숨은 술술 샜습니다.

안개인지 구름인지 흐린 의식인지, 몽롱한

눈을 비비고 바라보는 풍경은 따뜻한 지열을

품은 어머니입니다. 끝이 어디인지 모르는

길이지만 문득 당신을 떠올렸습니다.

길을 잃어도 당신이 있음을

압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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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향기와 악취

2020. 9. 5. 10:17

향기 있는 사람이란

만나면 반갑고, 만나지 못하면 보고 싶고,

만날수록 정이 드는 사람이다. 금방 싫증이 나는

사람은 악취가 몸에 배어 있는 사람이다.

악취는 자신이 대단히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臭)에게

붙어 다닌다.



- 방우달의《누워서 인생을 보다》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눈을 감아야 별이 보인다

2020. 9. 4. 08:33

별을 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작은 개울에 떼를 지어 움직이는

송사리를 발견하려면 한동안 물속을 들여다봐야

하는 것처럼, 얼마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눈을

뜨고 별을 찾기 전에 눈을 감아야 한다. 별이

한두 개밖에 보이지 않더라도, 가만히

기다리며 별빛에 집중하면 어느 순간

주변의 별들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 조승현의《고작 혜성 같은 걱정입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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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놀라운 기하급수적 변화

2020. 9. 3. 09:02

예를 들어

한 걸음에 1미터씩 걸어서

30발자국을 간다면 30미터를 갈 수 있다.

이것이 산술급수적 변화다. 그런데 만일 기계의

도움을 얻어 첫걸음에는 1미터, 두 번째 걸음에는

2미터, 세 번째는 4미터, 이렇게 2배씩 30발자국을

간다면 얼마나 걷게 될까? 불과 29번째 발걸음에

달에 도착하게 되고, 30번째 발걸음이면 다시

지구로 돌아오고도 남게 된다. 기하급수적

변화는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 이광호의《아이에게 동사형 꿈을 꾸게 하라》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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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사는 게 힘들죠?

2020. 9. 2. 08:07

안 그래도 아픈데

이게 다 네가 더 노력하지 않아서 아픈 거고,

안 그래도 힘든데 네가 더 노력하지 않아서 힘든 거란,

그 말이 주는 무력감, 자괴감, 그리고 상처를 안다.

그래서 나는 희귀병 진단을 받고 기뻤고, 그래서

나는 누군가에게 이 말을 전하고 싶어

이 긴 글을 시작했는지도 모르겠다.

사는 게 참, 힘들죠?

하지만 당신 잘못이 아니예요.



- 강세형의《희한한 위로》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가볍고 무른 오동나무

2020. 9. 1. 09:00

거듭 이야기하지만

무거우면 좋은 나무이고 가벼우면

나쁜 나무인 것이 아니다. 가볍고 물러서

싼 것도 아니다. 무른 오동나무는 악기의 울림통을

만들기에 적절하고, 장을 짤 때 서랍 재료로도 요긴하다.

서랍은 힘을 받지 않는 부분이어서 오동나무를 썼다.

약한 나무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 있다. 서랍에

소나무를 쓰면 뒤틀려 수월하게 여닫지 못할

것이고, 단단한 참나무는 겨울철

온돌방에서 갈라진다.



- 김민식의《나무의 시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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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오래 볼수록 더 반짝이는 별

2020. 8. 31. 08:22

세상에는

오래 볼수록 더 반짝이는 것들이 있다.

밤하늘의 별처럼, 누군가를 향한 사랑처럼.

별을 만나려면 얼마 동안 눈을 감고 시간을 세어야

한다. 기다림은 때로 지루하고 두렵다. 그러나

언젠가 기다림 건너편에서 소중하게

반짝이는 무언가를, 우리는 결국

만나고야 말 것이다.



- 조승현의《고작 혜성 같은 걱정입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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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