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숨결

2019. 11. 6. 09:04

하루의 삶이 거룩합니다.

호화로운 자리에 있는 게 아닙니다.

거친 들숨과 날숨이 함께 하는 곳에

신의 숨결이 있습니다. 겉치레의 언어 잔치는

공허일 뿐. 무언의 노동이 경건합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살아가야겠습니다. 한 땀 한 땀

그물에 손질하듯 삶을 한 칸 한 칸

수놓아야겠습니다. 하루의

삶이 거룩합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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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왜 하필 나인가

2019. 11. 5. 21:22

나는

활을 너무 세게 잡아당겼다.

힘이 떨어질 때까지 당기고 또 당겼다.

그래서 못 견딘 활이 '끙!' 신음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아예 잡아당길 수조차 없을 정도로

완전히 부러져버렸다.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그 모든 노력이 허사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자존심이 상했고 겁이 났다.

왜 하필 나인가? 어떻게 이 지경이

될 때까지 까맣게 몰랐을까?



- 노라 마리 엘러마이어의《나는 괜찮을 줄 알았습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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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사람의 만남

2019. 11. 4. 09:04

길을 걸으며

수많은 사람을 만났다.

풀잎 같은, 들꽃 같은, 바닷물에 반짝이는

이슬 같은, 길에서 만나 아름다웠고

길에서 만나 마음이 열렸던

그런 사람들.



- 서명숙의《서귀포를 아시나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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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입가에 번지는 엷은 미소

2019. 11. 2. 17:26

하지만 이제는 안다.

10년 후 물어물어 다시

이 연주가를 찾아온다 한들

지금과 똑같은 느낌을 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행복은 하나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색깔이 달라지는 카멜레온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추구하고 마침내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발견하고 매순간

경험하는 그 무엇이니까.



- 이주은의《그림에, 마음을 놓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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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행복한 사람 옆에 행복한 사람

2019. 11. 1. 17:09

사람과 사람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모습은 다양하다.

누구나 나 아닌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고

괴로워하기도, 더 많이 즐거워하기도 하며

살아간다. 행복감은 전염성이 있어서, 누구와

함께하고 오랜 시간을 보내는지는 행복감을

예측하는 지표가 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행복한 사람은 행복한 사람끼리 모여 있고,

불행한 사람은 불행한 사람끼리

모여 있다는 것이다.



- 김혜령의《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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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보랏빛 의자

2019. 10. 31. 09:06

준비가 되었다.

보랏빛 의자에 앉아서

책을 읽을 준비가 되었다는 말이다.

오랫동안 책은 내게 다른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삶의 슬픔과 기쁨과 단조로움과

좌절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내다보는 창문이 되어주었다.

그곳에서 공감과 지침과 동지 의식과 경험을 다시

찾아보려 한다. 책은 내게 그 모든 것을,

그 이상의 것을 줄 것이다.



- 니나 상코비치의《혼자 책 읽는 시간》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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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눈 감아도 빛나는 당신

2019. 10. 30. 09:00

비에

젖은들 어떻습니까.

마음은 이리도 뜨거운데

바람 불어온다고 어떻습니까. 내 안에서

광풍이 휘몰아친다고 한들 잠시 눈 감으면

어떻습니까. 눈 감아도 빛나는 당신이 있는데,

그렇게 눈멀고 가슴이 울렁거리는 사람이 있는데.

프라하는 잠시 보지 않으렵니다.

당신으로 충분합니다.



- 백상현의《길을 잃어도 당신이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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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2019. 10. 28. 09:12

잔디밭에 등을 대고 누우면

부드럽고 편안하고 흙 속 저 깊은 곳에서

뭔가가 꼼지락대는 것 같은 탄력이 느껴진다.

씨를 품은 흙의 기척은 부드럽고 따습다.

내 몸이 그 안으로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다. 돌아가신 박완서 선생님은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에서

그렇게 쓰셨다.



- 원숙자의 《우리는 일흔에 봄을 준비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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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작은 뇌, 큰 나

2019. 10. 26. 21:15

인간은

아주 작은 일이라도 실수하면

마치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풀이 죽는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리 큰 실수도 아니다.

그리고 실수는 만회하면 된다. 그러나 일단

자신에게 실망하고 풀이 죽어 있으면 이성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는 방대한 뇌 가운데,

실수를 느끼는 뇌의 영역에만

불이 켜져 있기 때문이다.



- 오시마 기요시의《뇌가 젊어지는 걷기의 힘》중에서 -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꽃잎만 할 수 있는 사랑

2019. 10. 25. 13:12

꽃잎은

바람에 흔들려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찢기고 허리가 구부러져도

바람을 사랑합니다


꽃잎은 바람을 사랑합니다

그래서 바람이 불면 꽃잎이 떨어집니다.



- 소강석의 시〈꽃잎과 바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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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남의 실수에서 배운다

2019. 10. 24. 08:59

남들의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

그 실수를 다 직접 겪어보기에는

인생이 짧다.



- 샘 혼의《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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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드러내지 않는다

2019. 10. 23. 09:24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행복한 것처럼 포장하려고

노력하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행복을 드러내기

보다는 품고 있는 것에 만족한다. 행복한 사람을

만들어내려면, 아니, 사람을 행복하게 하려면

안에서부터 충만한 행복이 가득 차게

만들어야 한다.



- 노정석의《삼파장 형광등 아래서》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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