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채비
겨울 채비를 하는 계절이 돌아왔다.
나무의 겨울 채비는 낙엽 지는 일로 시작한다.
가지에 무성하던 잎들의 미련을 냉정히 뿌리친다.
때가 되면 지난 계절 생명줄이었던 물을 끊어내는
것이다. 그다음은 농축이다. 몸속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숨조차 제대로 쉬지 않고 버틴다.
그리고 다시는 잎사귀를 달지 않을 것처럼
빈 가지로 겨울을 난다.
- 김정묘의 《마음 풍경》 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만큼 좋은 스승은 없다 (0) | 2021.10.29 |
---|---|
앉자 (0) | 2021.10.27 |
파종과 추수, 거대한 순환에 대하여 (0) | 2021.10.21 |
저체온 여성이 늘고 있다 (0) | 2021.10.20 |
악(惡)은 왜 필요한가? (0) | 2021.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