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 열차
사람들이 다시 피난길에 나섰다.
연말에, 마동수는 피난 열차 지붕에 올랐다.
부산으로 가야 하는지 대구나 김천에서 내려야
하는지, 어디서 내리든 별 차이 없을 것이었다.
열차 지붕 위 아이들은 죽고 또 죽었다. 바람에
날려 가서 죽고 졸다가 떨어져 죽고, 열차가
터널을 지날 때 터널 천장에 늘어진 철근에
부딪혀서 죽었다. 열차는 며칠 밤
며칠 낮이 걸려서 부산에
도착했다.
- 김훈의《공터에서》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꾸고 춤춘다 (0) | 2017.09.07 |
---|---|
누구도 대신 할 수 없다 (0) | 2017.09.06 |
수화명월류(水和明月流) (0) | 2017.09.04 |
마음을 뚫고 나오는 말과 글 (0) | 2017.09.02 |
믿고 맡겨라 (0) | 2017.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