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도 죽지 않은 나무
2019. 7. 20. 22:18
얼마나 오래 지났을까.
한 나무가 자라 땅과 하늘을 연결하다가
인간의 톱에 베어졌고, 또 많은 시간이 지나
그 밑동이 적당히 썩어갈 무렵 솔 씨 하나가
그 밑동 위로 떨어져 생명의 기운을 지피기 시작했으리라.
죽은나무 위에서 자라난 새 나무의 푸른 기상은
확실히 생명의 멋진 찬가였다. 죽어서도
새 생명을 키우는 나무, 그러니까
죽어도 죽지 않은 나무.
- 우찬제의《나무의 수사학》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