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어 쉼표를 찍는다

2010. 12. 6. 00:40


달려가는 눈은 놓치는 게 많다
파아란 하늘에
구름의 굼시렁 흐름도 놓치고
갓 깨어난 아기새의
후드득 솜털 터는 몸짓도 보지 못한다
사랑하는 이의 눈가에
맺힌 이슬 받아줄 겨를 없이
아파하는 벗의 마음도 거들어주지 못하고
달려가는 제 발걸음이
어디에 닿는지도 모른다
잠시 멈추어 쉼표를 찍는다

- 김해영의 시 <쉼표> 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 한 잔 하실래요?  (2) 2010.12.08
안개에 갇히다  (2) 2010.12.07
꿈꾸는 것과 행하는 것  (0) 2010.12.04
서른두 살  (2) 2010.12.03
절대 균형  (0) 2010.12.02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