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찌개
2021. 9. 8. 08:53
한여름 어머니 몸에서 배어 나온 땀 냄새 같은
저 쿱쿱한 냄새
진한 내음으로 떠다니는 시간 붙잡고
차분히 기다리라는 쉰내
마누라는 나를 위해 찌개를 끓인다
오랜 식음에 익숙해진 나
감기약 대체용으로 돼지고기 몇 점
송송 썰어 부글부글 익어가는 얼큰한 약
나른한 시간
차분히 삶의 실체를 알려주는
마음을 정리해 주는 냄새
- 이종범의 시《김치찌개》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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