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이름, 순덕이

2019. 11. 12. 09:00

엄마는

자기의 이름을 부끄러워했다.

순덕이. 6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순댁아, 순댁아,

불렸을 텐데 엄마는 그때마다 볼이 빨개졌다고 한다.

왜 우리 엄마와 이모들은 순덕이, 숙자, 삼순이 그렇게

불렸을까. 가난에는 세련이 없는지 이름 지어준

외할아버지가 조금 야속하기도 하다. 내가 가끔

장난으로 "조순덕 여사님!" 하고 부르면,

"엄마 이름 부르지 마!" 하고

손사래를 쳤던 엄마.



- 임희정의《나는 겨우 자식이 되어간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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