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던 시기

2011. 11. 21. 09:24


몸이 아프던 시기에 문득
글이 써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다.
이제는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하나 하는
위기감도 느꼈다. 모든 사고 작용이 멎고,
모든 감각이 마비되고, 모든 언어를 잃어버린 듯한
그 정지의 상태는 몸의 건강이 나아지는 것과
비례해서 천천히 회복되었다. 건강이 회복되고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을 때, '문체는
곧 육체다'라는 저 유명한 명제를
온몸으로 이해할 것 같았다.

- 김형경의《사람풍경》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화  (0) 2011.11.23
말이 예쁜 아이  (0) 2011.11.22
정신분석가 지망생들에게  (0) 2011.11.18
마음이 즐거우면  (0) 2011.11.17
물소리는 어떠한가  (0) 2011.11.16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