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이야기 보따리'

2011. 8. 17. 09:13


내가 어렸을 적에,
어머니는 참으로 뛰어난 이야기꾼이셨다.
무작정 상경한 세 식구가 차린 최초의 서울 살림은
필시 곤궁하고 을씨년스러운 것이었을 텐데도
지극히 행복하고 충만한 시절로 회상된다.
어머니는 밤늦도록 바느질품을 파시고
나는 그 옆 반닫이 위에 오도카니 올라앉아
이야기를 졸랐었다. 어머니는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었다.

- 박완서의《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중에서 -

'고도원의 아침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름진 음식  (0) 2011.08.19
섬광처럼 번개처럼  (0) 2011.08.18
일본인의 몸짓, '허리들기'  (0) 2011.08.16
왕과 여왕이라도  (0) 2011.08.12
처음 하듯이  (0) 2011.08.11

텍사스양 고도원의 아침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