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상처를 씻는다

텍사스양 2025. 6. 6. 12:43

자고 나면 피고
자고 나면 지고
자고 나면 잎이 나오고
자고 나면 연초록 잎 짙어지고
자고 나면 아침이
금방 노을이 내리고

상처 난 가지에 핀 봄 꽃사태
그 꽃에 취해 상춘을 하며
여러 모양의 상처를 씻는다


- 권희수의 시집《밀려왔다 밀려갔을》에 실린
시〈상처를 씻는다〉전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