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산티아고 오르막길에서, 내 등을 밀어준 사람

텍사스양 2018. 10. 26. 08:56

그것은 손끝이었네

손가락 끝

사알작

댄듯 만듯


무너지듯 주저앉아

아이처럼

서럽게 울고 싶던

숨막히는 오르막길


그 산을 넘은 힘은

누군가의 손끝이었네

고요히 등 뒤에서

살짝만 밀어주던



- 고창영의 시〈등을 밀어준 사람〉(전문)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