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이가 빠진 찻잔

텍사스양 2015. 5. 21. 11:52


이가 빠져 컵이 아닌 
꽃병으로 변신한 유리잔. 
그래,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네. 
모든 건 제 자리에 있을 때 이렇게 빛나는 
건데 나도 내 자리에 빛나는 날이 오겠지. 
어쩌면 처음부터 컵이 아닌 꽃병의 
운명을 타고났던 유리잔. 그래 넌 
처음부터 컵이 아니었나 보다. 
꽃병이 되려고 이가 
나갔던 건가 보다. 


- 윤서원의《낯선 곳에서 살아보기》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