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넥타이 매는 법을 배워서 준비 해 놨다..

2009. 5. 28.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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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어디서 어떻게 써야 할지 난감하네..
5월 20일 새벽 6시 즈음..
아마 사진속 저 차림으로 일산 집에서 출근하러 나왔을테다..
몇 분 후 1.5톤 트럭이 치고 도망을 가다가 목격자의 도움으로 다시 잡았다..
죽일놈.. 죽은놈..

어쨌든, 그렇게 나의 평생 친구가 갔다..
둘째가 100일도 안됐는데..

벽제에서 자그마한 도자기 안에 들어간 친구는 순복음교회에서 지은 납골당에 안치시켰다..
(그 사이 친구 친할머니도 돌아가셨다..)

뭐 길게 주절주절 쓰지도 못하겠다..
아직도 실감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3일째 되던 아침 10시에 받은 전화 한통..
노 전대통령이 뒷산에서 실족사 한거 같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또한 믿겨지지 않았다..
세상에..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면 하는 생각에 할 말도 없었다..

인정하기 버거운 마음에 다시 잠을 잤다..

자살이란다..
온갖 공중파에서는 난리가 난 상황..
그때부터 이승엽 야구, 스타만 보기 시작했다..
도저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이 연이어 터져버리니 너무 혼란스러웠다..

다음날 아침, 회사 여직원들의 대화다..
노사모들 걔네 왜 그러냐..
돈받아 먹고 자살하면 다냐..


이해할 수 없다는 대화들..
나와 1살차이 밖에 안나는 내또래의 대화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고 듣기도 싫었다..
니들이 뭘 안다고 그딴소릴 하냐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아무말 할 수가 없었다..
말 그대로 난 무기력한 상황이였다..

분향소에 가지도 않았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복사 해 넣는 거 외에 어떤 글도 쓸 수 없었다..
티스토리 메인에 넘쳐나는 노 전대통령에 대한 글들에도 댓글을 달 수 없었다..
고생하셨고 수고하셨다는 글 하나가 너무 가볍게 느껴질 거 같아서였다..
그렇게 가볍게 보내드릴 분이 아니니..

내일이면 진짜 보내드려야 한다..
1년에 한두번 입는 정장을 저번주엔 원없이 입고..
내일 입을 정장이 올 해에 안좋은 일로 입는 마지막 정장이 되길 빈다..

노무현 전 대통령님..
제가 진심을 다해 처음으로 뽑았던 당신이였고,
당신이 당선됐을 때, 이제 서민들에게 봄이 오겠다는 희망을 품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이후, 꾸준한(?) 언론플레이 덕에 실망스럽다는 주변 인들이 늘어날때도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최후의 보루였던 그 자존심이 뭉게질 때의 심정이야 그 누가 알겠습니까..
그렇게 욕하고 실망했다던 그 많은 이들이 당신의 비보에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만큼 기대가 컸던 반증일까요..

인터넷에서 넥타이 매는 법 동영상을 30분 넘게 따라 해가며 겨우 비슷하게 목걸이로 만들어 놨습니다..
11시에 영결식 꼭 참석하고 싶은데, 제가 친구놈 먼저 가는 바람에 연차를 미리 써서 참석치 못할 거 같습니다..
부디 이해해 주시고, 멀리서 마음으로 지켜보렵니다..
당신을 이렇게 허망하게 보내드리지만,
당신의 분신하나는 계속 지켜 보도록 하겠습니다..
허망하게 가버린 제 친구놈이 그 분신보고 큰일낼꺼라 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뒷담화]
비명횡사한 제 친구놈은 당신이 대통령되면 안된다고 이회창 뽑으라고 했었습니다..
후에, 당신이 뽑히는 바람에 사업상 수십억원 손해를 봤다더라구요..

그랬지만! 그랬었지만! 그 넓으신 아량과 도량으로 제친구 만나시면
너그러~히 용서 해 주시고, 당신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십시오..

저도 이제 당신과 제 친구놈..
보내드리겠습니다..

ps: 노란 넥타이가 없어서 아쉽다..

텍사스양 일상에서

친구가 섭섭함을 드러낼 때..

2008. 11. 30. 04:48
나의 친구가
나에게 섭섭함을 드러내거나 토로할 때
난 그 말을 섭섭해 하거나 서운해 해서는 안된다..

날 친구로 생각하기에 해주는 말일 것이고
그부분에 대해서 그러지 말았으면 하는
친구의 마음을
난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

그 친구도 쉽게 꺼낸 말이 아닐 것이다..
곱씹어 보고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고치고 수정해야 할 것이다..

힘들게 얘기해준 친구의 의도를
난 이해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게 친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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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양 일상에서